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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

커뮤니티는 정신병이다.

by 쁘레레레레레 2024. 5. 25.

 

 

아마 내가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를 했던게 2017년 ~ 2018년 즈음이다.

 

2013년 처음으로 풋볼매니저를 접했고 우연히 FM코리아를 알게되었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 커뮤니티였다.

2015년부터 2017년 말까지 유학생활때문에 아예 끊고 살다가 돌아오고난 후 다시 FM을 시작하면서 하게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FM 선수추천, 스탭추천, 전술토론만 들여다보면서 전술 연구를 하다가 포텐터짐 게시판으로 자연스레 흘러들어갔다.

 

처음엔 별거 없었다.

sns를 보면 나오던 웃긴 짤들이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그런 곳이였다.

 

하지만 이후 유학을 가게되어 머릿속에서 지웠다가 한국에 돌아오고 몇달 안되어 FM 페이스팩 패치를 받기 위해 들른 그곳은 던전이였다.

 

유머글, FM글, 축구글 조차 악플은 베이스로 깔렸다.

 

여기까진... 적어도 사람 사는 세상이였다.

 

아마 2017년 ~ 2018년이 남녀 갈등이 시작했던 때로 기억된다.

그때 그곳은 마치 전쟁이 막 발발해 패닉이 온 사람들로 붐비는 마트 한 가운데였다.

 

최소한의 드론으로 빠른 저글링 빌드를 올려 러쉬하는 저그처럼 여초 커뮤니티에서 그곳을 침공하는 사례가 빈번했고

그 기간이 길어지자 서로서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자기 마음에 안들어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 장면처럼 '저 새끼 순 나쁜새끼에요' 하는듯 마녀사냥 타겟을 지정해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죽일듯이 팼다.

 

어느정도로 심했냐면, '뻘하게 웃기네' 난 이 단어가 아직도 기억난다.

딱히 어느 시대, 어느 성별, 어느 지역 상관 없이 쓰는 사람은 쓰는 그냥 보통의 문장이 몇몇 여초 커뮤니티에 쓰였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한 사람을 봤다.

 

난 당시 나도 종종 쓰는 말이였기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이후로 커뮤니티와는 담을 쌓았다.

 

언젠가 계정을 삭제한 후 자료다운로드용 계정만 하나 생성하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안했다.

 

난 당시까지 마음의 병이 좀 심했었다.

 

공황, 조울, 대인기피..   이런 마음의 병들이 있었기에 세상보다 집이 편했고 컴퓨터가 내 친구였다.

 

난 절대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선민의식이 있거나 익명에 숨어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인격적으로 죽이면서 스트레스를 풀 마음은 없다.

 

내가 경험해 본 커뮤니티는 딱 그런 곳이였다.

선민의식에 찌들어 있으며 누구하나 자기 얼굴, 자기 이름 걸고 댓글을 자신있게 쓸 사람이 거의 없는 곳.

논리적인척 하고 제 3자에 의한 사건사고가 터져 논란이 되었을 때 중립기어를 박는다고 하지만 누구보다 여론에 잘 휩쓸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곳.

 

그곳이 내가 판단한 커뮤니티였다.

 

물론 예외는 항상 있다. 댓글을 써도 마음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쁘게 쓰려는 사람.

진지하게 학구적 의구심이 가득해 검색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한보따리 싸서 질문하는 사람.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그래서 난 커뮤니티 자체 성격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커뮤니티를 한다고 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난 커뮤니티를 하지 않음으로써 마음의 병이 치유된 사람 중 하나이다.

실제로 공황, 조울, 대인기피는 없어진지 오래이며, 게임회사 리드개발자로 재직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게임 커뮤니티를 읽는건 싫어한다.

 

난 부디 사람들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수많은 유명인들이 악플에 괴로워 하며 돈 많고 화려한 삶대신 죽음을 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억울하게 또는 너무 과하게 마녀사냥을 당해 죽음을 택한 이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지금까지 본인들이 그들의 죽음에 일조를 했는지,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죽음에 일조를 했을수도 있는지.

본인들이 단 댓글들이 여론이 아닌 진짜 본인들의 생각에서 나온건지.

 

이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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