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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

태워지는 핫케이크들의 사회

by 쁘레레레레레 2025. 2. 19.
이 사회는 마치 핫케이크를 굽는 팬과도 같다. 온도를 잘못 맞추면 한쪽은 타고 한쪽은 덜 익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 팬 위에선 누구도 제대로 익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쪽은 타고, 한쪽은 덜 익는다.

 

이 사회는 마치 핫케이크를 굽는 팬과도 같다. 온도를 잘못 맞추면 한쪽은 타고, 한쪽은 덜 익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 팬 위에선 누구도 제대로 익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핫케이크들의 사회에서는 한 개체가 실수를 하면 그를 절벽 끝까지 몰아세운다. 이 때, 두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1. 조금의 가능성을 위해 스스로 뛰어 내린다.

2. 최대한 버티다가 떨어져버린다.

 

어느 선택지를 고르든, 그 사람은 빠른 시일 내에 잊혀진다. 마치 하나의 장난감이였다는 듯이.

어찌됐건 둘 다 까맣게 타버린다는 결론은 같기 때문이다.

그가 사라지면 망가진 장난감을 대체할 사람을 고르듯 까맣게 타 버린 팬케이크를 대체할 덜 익은 팬케이크를 찾는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태워버린다.

 

이 과정이 끝없이 반복된다.

 

이러한 행태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세계에서 두드러진다. 익명의 군중들은 때로는 정의로운 심판자가 되고, 때로는 돌팔매질을 하는 방관자가 되며, 때로는 또 다른 희생자가 된다.

 

불균형한 팬 위에서 우리는 어떻게 익어가고 있는가

가정을 해보자. 넓고 고른 팬 위, 불균형한 불의 세기와 위치.

골고루 익어가고 싶은 힘 있는 핫케이크는 다른 핫케이크들을 밀어낸다. 그렇게 어떤 핫케이크는 미열만 전달되는 곳에서 익기만을 위해 기약없는 세월을 기다려야하며 또 다른 핫케이크는 너무 빠르게 익은 나머지 타버린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한 번의 잘못이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태워버린다. 때로는 그 실수가 단순한 부주의일 수도 있고, 악의 없는 실언일 수 있다. 혹은 철 없던 시절 과거의 자신일수도 있다. 하지만 불타버린 핫케이크는 버려질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타버린 핫케이크를 내던진 사람들 역시 어느 순간 자신이 그 자리에 서게 된다.

 

절벽 끝에서 밀어내는 사회

이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공간은 인터넷이다. 댓글 하나, 짧은 게시글이나 채팅 하나가 누군가의 인생을 뒤흔든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그 사람의 입장을 듣는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단 몇 초만에 올라온 게시글로 인해 그 어떤 정보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이미지의 내용만을 보고 정의 심판관들은 결정을 내렸고, 그렇게 사형수는 정해졌다.

이들로 인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군중심리에 이끌려 돌팔매질에 참여를 한다. 그리고 '낙인'이 찍힌다.

'ㅇㅇㅇ/논란 및 사건사고/ㅇㅇㅇ'

 

맞다. 실수를 하면 욕을 할 수 있고, 욕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필요 이상'의 심판을 가하고 있는게 현 실상이다.

문제는 더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말리는 사람'조차 안전하지 않다. 단지 편향된 정보를 정정하거나 상황이해를 도우려 댓글을 다는 순간 그 사람을 타겟으로 잡아 절벽 끝으로 밀어버린다. 그 순간 그 사람은 '그쪽 사람'이 되어 버린다.

결국 이 순환은 반복되며 점점 아무도 나서지 않게 된다. 비난과 배척만이 남게 되는 세상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팬 위에 있는가

사회가 성숙해진다는 것은, 실수를 용납할 여유를 갖는 것이다. 한 번의 잘못으로 누군가를 태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고 온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는 여전히 가혹한 팬 위에 있다.

우리는 모두 같은 팬 위에 있는가? 아니면 어떤 사람은 불에 가까운 곳에서 타들어 가고, 어떤 사람은 안정적인 온도에서 익어가는가?

 

이러한 문제는 정치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한국 정치에서는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상대 세력이 내는 안건을 무조건 반대하는 문화가 자리잡혔으며, 대의를 위해 협력하기보다, 마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팀 게임을 하듯이 적대 세력을 제압하고 무너뜨리는 것에만 집중한다.

 

과연 이들이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게임처럼 승패를 나누는 것에만 집착하는가. 정작 국민들은 정치라는 팬 위에서 불균형한 온도로 인해 점점 타들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 채, 우리는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가며 익명성의 공간에서 그 스트레스를 폭발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끊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는 실수를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실수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최근 연예인, 스트리머, 유튜버 등 논란에 휘말리면 그들의 실책이 단순한 비판을 넘어 끝없는 공격으로 변질된다.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어찌보면 정당하다.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끝장낼 정도의 죄가 될 수 있는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닌데, 군중들은 스스로 정의의 심판관이 되어 끝까지 쫓아가 괴롭힌다.

 

하지만 현실을 자각해야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정의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타락한 비질란테이다. 그들이 세운 칼날은 언젠가 자신을 찌를 수 있다는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를 필요 이상으로 난도질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생각해야 한다. 단순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이 사회에서, 그 누구도 마녀재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이 대한민국 이라는 팬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제대로 익어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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