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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

알을 깬고 나온다는 것

by 쁘레레레레레 2025. 9. 30.

아기 새가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떠올린다.
많은 소설, 만화, 수필에서 “알을 깨는 행위”는 단순히 탄생을 넘어서, 각성이나 변화의 은유로 자주 쓰인다.
때로는 새로운 세계로의 출발, 혹은 한 껍질을 벗겨내고 더 큰 자신으로 거듭나는 과정으로 묘사된다.

처음엔 그 말이 와닿지 않았다. 알을 깨고 나온다니, 그게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30대가 되어서, 여러 악재가 겹쳐 삶을 흔드는 경험을 하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10대의 나는 어둠 그 자체였다.
20대의 나는 그 어둠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리고 30대의 나는 묻기 시작했다.
“난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매번 안 되는 걸까?”

나는 10대 때부터 남보다 일찍 깨어 움직이는 새였다.
남들처럼 먹이를 기다리며 울기보다, 어떻게든 스스로 길을 찾아 움직였다.
20대에는 온갖 악재를 피해 달아났는데, 도착한 곳은 아스팔트가 아닌 가시밭길이었다.
그때 알았다. 그것이 결국 내 길이라는 걸.
그리고 30대가 되어 1년간 버텨본 끝에, 어쩌면 이 세상 자체가 허구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피해자라는 이름

“난 언제까지 피해자여야 할까?”
최근 회사를 그만두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곳에는 괜찮은 리더가 있었다. 하지만 툭하면 한숨, 끊임없는 남 탓.
자신은 늘 옳고 잘났으니, 남들은 무조건 부족하다는 태도. 적막한 사무실에 울려오는 부정적인 기운.
처음엔 내가 부정적인 사람인가 의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모든 사람이 그의 방식에 상처 입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회성이 결여된 리더 밑에서 난 또다시 좌절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나는 과연 피해자인가?
어릴 적부터 쌓여온 정신적 고통들, 그 모든 무게.
그렇다고 해서 난 언제까지 “피해자”라는 이름에 갇혀 있어야 할까.


알을 깨고 나오기

수습 기간을 마치고 회사를 나서며 결심했다.
“이제 난 피해자가 아니다.”
내 정신이 더 소중하다.
상처를 끌어안고 버티는 게 강한 게 아니라, 때로는 과감히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이 더 큰 용기일 수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사회적 나이, 현실, 환경은 여전히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하지만 ‘살아남았다는 건 강하다는 증거’라는 말을 이번엔 내가 직접 증명해보고 싶다.


인생은 팍팍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오려 한다.
아기새가 첫 날갯짓을 하듯이, 아직 서툴고 불안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만약 우연히 이 글을 읽은 당신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용기 내어 알을 깨고 나가 보자.
더 넓은 세상은 아직 우리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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